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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쳐콘서트' (26건)


재즈, 클래식, 그리고 블루스에 관하여


지난 5월 13일.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오디토리움에서 조금 특별한 컬쳐콘서트가 펼쳐졌습니다. 바로 전 세계를 돌며 미국의 클래식과 재즈를 전파하는 ‘Trio Chicago & Friends’가 컬쳐콘서트 무대에 선 것인데요. 컬쳐콘서트는 임직원들을 위한 문화공연 행사로, 일반적으로 회사가 먼저 아티스트를 섭외하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현대카드 현대캐피탈과 미국대사관의 특별한 인연으로 Trio Chicago & Friends가 방한 일정에 컬쳐콘서트 무대에 설 것을 먼저 제안해 온 것이죠. 이 반가운 무대를 지켜 보고픈 임직원들은 퇴근 후 오디토리움을 꽉 채웠습니다.




Trio Chicago & Friends는 세계 곳곳에서 매년 투어 공연을 펼치는 미국 클래식 재즈 홍보대사 입니다. 조지 거슈인(George Gershwin),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과 같은 미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주로 연주하며 재즈, 블루스, 클래식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멤버로는 바이올리니스트 엘리어트 골럽(Elliot Golub) 단장을 비롯하여 비올라 & 바이올린에 말로우 존스턴(Marlou Johnston), 플루트에 로라 햄(Laura Hamm), 피아노에 수잔 초(Susan Chou), 그리고 소프라노에 수나 아비치(Suna Avci)가 있습니다.




먼저 짧은 인사말과 함께 첫 곡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곡은 작곡가이며, 지휘자로 명성을 떨친 레너드 번스타인의 캔디드 서곡(Leonard Bernstein – Overture to Candide). 이 곡은 번스타인이 극작가 릴리언 헬만(Lillian Hellman)과 함께 작곡한 오페레타(*음악희극)로, 주인공이 독일의 한 남작의 아름다운 딸 퀴네공드(Cunegonde)와 키스를 했다는 이유로 성에서 쫓겨나 여행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희가극(喜歌劇)에 맞게 경쾌한 멜로디와 빠른 템포의 곡이 마치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주제곡 같기도 합니다. 눈을 감고 가만히 듣고 있자니 번스타인 특유의 춤을 추는 듯한 지휘 동작이 떠오릅니다.




다음 곡은 조지 거슈인의 포기와 베스 모음곡(Selections from Porgy and Bess). 포기와 베스는 미국의 작곡가 조지 거슈인의 3막 9장짜리 오페라로 1935년 10월 뉴욕에서 초연되었습니다. 조지 거슈인은 대중적인 경음악과 재즈가 섞인 수준 높은 오페라 곡을 작곡하며 미국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작곡가 입니다. 힘찬 피아노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곡에는 극중 인물들의 생동감 넘치는 연기가 담겨있는 듯 합니다. Trio Chicago & Friends는 포기와 베스 모음곡 중 백미, Summer Time도 연주했는데요. 수나 아비치의 소프라노는 나른한 여름날, 우울한 흑인들의 음악적 영감을 느끼기에 충분했습니다.




다음 곡은 클로드 볼링(Claude Bolling)의 Fugace from Jazz Suite for Flute and Piano. 볼링의 이 앨범은 무려 464주간 즉, 9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1위를 차지하며 초대형 히트 앨범으로 기록되었습니다. 이 곡은 오로지 재즈피아노와 플루트로만 연주되는데요, 서정적인 멜로디는 듣는 이로 하여금 감성을 자극합니다. 저음과 고음을 넘나드는 플루트 소리는 마치 브랑쿠시의 청동 조각품 <공간의 새>를 보는 듯 합니다. 무결점의 완벽한 소리는 그 자체로 살아 움직이는 한 마리의 비상하는 새를 연상시킵니다.




다음 곡은 Edward Zelnis가 편곡한 The Chicago/Memphis Blues. 시카고 블루스와 멤피스 블루스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곡입니다. 먼저 시카고 블루스는 북부 스타일로, 제2차 세계 대전 후 시카고에서 꽃 피웠던 모던 블루스를 가리킵니다. 또 전자 악기를 수용한 현대적인 밴드 스타일이 특징입니다. 반면 멤피스 블루스는 남부 스타일로, 남북전쟁 당시 인종차별의 역사 때문에 흑인들의 한이 서린 블루스의 탄생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이 곳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고향으로도 유명하죠. 특히 이 곡을 연주할 때 가녀린 소프라노 수나 아비치가 깜짝 색소폰을 연주하여 모두를 놀라게 했습니다. 여성성의 극치인 소프라노 파트원이 남성미의 극치인 색소폰을 연주하니 그녀의 또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넋을 잃고 Trio Chicago & Friends의 무대를 지켜보다 보니 어느덧 공연 프로그램은 11번째 순서, 아스토르 피아졸라(Astor Piazzolla)의 Oblivion을 가리키고 있었습니다. 탱고 음악의 거장 피아졸라는 자신만의 새로운 탱고 스타일을 구축한 작곡가입니다. 피아졸라의 Oblivion(망각)은 탱고 음악 마니아들 사이에서 ‘탱고의 정수’라고 불리며, 마니아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입니다. Trio Chicago & Friends의 단장, 엘리어트 골럽의 Oblivion 바이올린 독주는 노장의 손끝에 묻어나는 연륜과 깊이를 느낄 수 있는 무대였습니다. 음울한 분위기의 탱고 곡을 가늘고 길게 켜는 주법으로 애절하면서도 잔잔하게 심금을 울립니다.




시카고에서 온 이 다섯 명의 악단과 함께 한 컬쳐콘서트는 마지막 곡, 레너드 번스타인의 화사하고 즐겁게(Glitter and Be Gay)로 막을 내렸습니다. 공연 중 엘리어트 골럽 단장이 한 말이 생각납니다.

“클래식이란 시간이 지나도 가치가 변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오늘 연주하는 음악은 100년이 지난 뒤에도 연주될 것이다”

1시간 30분 가량 이들과 함께 떠나 본 20세기 초 미국 여행은 무척이나 흥미로웠습니다. 시간을 초월한 이들의 음악 여행이 앞으로도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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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가 어렵다고요? 오늘 공연 보고 다시 얘기합시다!


“언니, 단 하루만이라도 엄마와 같이 있을 수 있는 날이 우리들에게 올까? 엄마를 이해하며 엄마의 얘기를 들으며 세월의 갈피 어딘가에 파묻혀버렸을 엄마의 꿈을 위로하며 엄마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내게 올까? 하루가 아니라 단 몇 시간만이라도 그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엄마에게 말할 테야. 엄마가 한 모든 일들을, 그걸 해낼 수 있었던 엄마를,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엄마의 일생을 사랑한다고, 존경한다고.” -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 중에서




2012년 11월 15일, 이번 컬처콘서트는 이 아름다운 계절에 임직원들이 부모님을 사옥으로 초대해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로비에는 임직원들이 부모님과 공연 입장을 기다리며 즐길 수 있도록 커피와 쿠키 등 약간의 다과가 준비돼 있기도 했습니다. 한 집에 살면서도 고단한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탓에 못다한 부모 자식 간의 대화를, 그리고 정을 오래간만에 함께 나눴습니다. 로비에는 한때 시를 읊조리며 낭만을 꿈꿨던 여고생 같은 우리네 어머니들이 여럿 보였습니다.




김자경 오페라단이 오늘 준비한 공연은 오페라 <사랑의 묘약>입니다. 예술감독 정지철 씨의 말을 빌리자면, <사랑의 묘약>은 내용면에서 신데렐라와 유산 상속 스토리, 아이러니 코드 등 현대인들이 공감할 만한 요소들이 재미있게 들어가 있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페라 초보자라도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죠. 잠시 후 불이 꺼지고 소프라노, 테너, 바리톤, 그리고 합창 4~5명의 공연자들이 무대에 섰습니다.




“애들은 가, 애들은 가! 이 약으로 말하자면…” 약장수가 무대 위에서 신약을 소개하며 공연이 시작되었습니다. 무대 뒤편 스크린에는 신약 매출과 관련된 재미난 도표가 등장하고, 경상도와 충청도를 넘나드는 구수한 사투리와, 국민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춤을 선보이는 등 관객들의 마음은 이미 무장해제되는 듯 했습니다. ‘오페라라면 왠지 졸리고 어렵다’는 고정관념에서 완벽하게 탈피, 첫 임무는 성공인 듯 보입니다.




관객들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할 즈음, 오페라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아리아가 흘러나옵니다. 산들바람처럼 움직이는 여주인공 아디나가 자신의 마음을 노래합니다. 시냇물이 바다로 흘러가듯 아디나를 향해 자신도 모르게 흘러가는 마음을 네모리노가 노래합니다.




아디나: 도대체 나한테 원하는 게 뭐죠?
네모리노: 그 시냇물처럼 당신에게 향하는 것!
아디나: 다른 데 가서 알아봐요. 난 당신의 바다가 아니니까.
네모리노 : 아 나도 그러고 싶은데 그게 안돼요! 안돼, 안돼, 안된다고!


그때 특효약을 파는 약장수가 등장합니다.

“천식, 무기력, 발작, 당뇨, 치질, 우울증, 히스테리, 중이염 만병통치약 있어요! 자, 사세요. 사세요. 아주 싸게 드릴 테니까. 골라요, 골라. 이 약으로 말하자면 치통에 직방인 놀라운 약! 나만의 특별한 방법으로 만든 이 신비한 약으로 골골하던 70대 노인이 아들, 딸을 쑴뿡쑴뿡 낳았다죠. 이건 남자들한테 참 좋은 건데 말로 표현을 못하겠네. 노래로 해야겠다!”

약장수의 입담에 관객들은 박장대소 합니다. 실제로 관객석을 다니며 비타민 음료를 나눠주며 깜짝 이벤트도 펼칩니다.




배우들은 극중 스토리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할 때는 한국어로, 아리아를 부를 때는 이태리어를 섞어 가며 노래를 불렀습니다. 관객들은 아디나, 네모리노, 벨코레 이 삼각관계에 서서히 빠져들었습니다.




토크쇼처럼 배우가 관객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노래를 하고 연기를 한다는 것은 분명 쉽지 않은 시도일 겁니다. 성악가들은 최고의 집중 상태에서 노래를 해야 본인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법이니까요. 그런데 이들은 이야기하면서, 연기를 하면서 노래를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 노랫말이 귀에, 그리고 마음에 더 와 닿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디나와 네모리노의 아리아가 생각나는 것을 보면 오페라의 묘미는 노래에 있음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오늘의 공연은 그 사실을 무대에서 직접 보여준 오페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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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래시장에서 오페라 공연을 한다면? 황당한 이야기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격에 맞지 않는다고? 아닙니다. 김자경 오페라단은 실제로 지난해부터 병원, 재래시장 등에서 찾아가는 공연을 해오고 있습니다. 오페라는 본래 각종 예술 분야를 통괄한 종합예술이라는 점에서 감상하기가 수월한 장르는 아닙니다. 그렇기에 공연자들이 두 발 벗고 나서야 한다는 게 이들의 지론입니다. 그들이 오늘은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오디토리움을 찾았습니다. 공연을 앞두고, 김자경 오페라단의 예술감독 정지철 씨와 소프라노 김미주 씨를 만나보았습니다.




Q. 김자경 오페라단에 대해 소개 해주세요.

정지철: 1948년에 처음으로 우리나라에서 올려진 오페라 <라트라비아타>의 주연을 맡았던 김자경 선생님이 1968년에 오페라의 대중화를 위해 만든 단체입니다. 선생님은 1999년에 돌아가셨고, 이후 유족들이 오페라단을 운영하며 단장을 새로 영입했습니다. 김자경 오페라단을 통해 오페라가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하자는 선생님의 뜻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서지요.


Q. 맞습니다. 오페라는 왠지 어렵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에요.

김미주: 외국에서 공부한 훌륭한 재원들 즉 공급자는 많은데 수요자가 적은 우리나라 현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오페라가 어렵고 어떤 특정 사람들만의 것이라는 편견이 강해서 그렇지요. 서양에서는 오늘 저녁에 오페라를 볼까? 연극을 볼까? 영화를 볼까? 라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그렇지 않잖습니까. 오페라와 영화를 선택의 카테고리에 동등하게 두지 않죠. 왜 그럴까 저희도 고민해봤는데 오페라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Q. 반감시키는 요소를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정지철: 일단 노랫말이 외국어라는 거죠. 그런데 사실 외국 영화는 사람들이 좋아하죠? 그래서 아, 우리도 자막을 적극 활용해야겠구나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번역도 직역 대신 의역하고요. 하나의 노래에서 선율도 듣지만 노래 말, 뜻도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말이죠. 성악이라는 게 사실 엔터테인먼트인데 사람들은 학문으로 보는 경향이 강한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성악가이지만 노래만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연기를 통해 극적인 요소는 보여줘야 하죠. 또한 하나의 오페라 안에 연극적인 요소 즉 스토리를 강화해서 선보이고 있습니다. 저희, 이렇게 노력하고 있습니다(웃음).




Q. 오늘 보여주실 공연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정치철: 일반적으로 오페라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공연하지만, 저희는 피아노를 준비했습니다. 피아노는 작은 오케스트라 같습니다. 모든 악기 소리를 낼 수 있죠. 피아노와 성악가들, 이렇게 무대를 간소화하면 어디서든지 공연할 수 있고, 보는 이도 부담 없이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죠. 대극장에서 공연을 할 때는 오케스트라가 등장하지만 재래시장, 병원, 사옥 등 저희가 찾아가는 공연을 할 때는 피아노와 함께 하는 공연이 훨씬 더 반응이 좋더군요.




Q. 오페라, 재미있게 감상하는 방법 좀 알려주세요.

김미주: 미리 스토리를 알고 보면 더 좋죠. 하지만 여러분에게 공연 전에 뭔가 공부를 하며 준비하고 오라는 건 안 그래도 어렵게 느껴지는 오페라를 더욱 멀어지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말합니다. 오페라는 학문이 아니기 때문에 그저 객석에 앉아 마음을 열고만 계시라고요. 그것이면 충분합니다. 나머지는 우리 공연자들의 몫이죠.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정지철: 오페라와 대중 음악을 이야기할 때 제가 종종 쓰는 비유가 있습니다. 바로 대중음악은 콜라이고, 오페라는 포도주라는 것이죠. 콜라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지만, 포도주는 처음 마시는 사람은 떨떠름하게 느낄 뿐이죠. 하지만 포도주에 대한 약간의 경험과 지식을 쌓게 되면 그제야 포도주의 진가를 절감하게 되잖아요. 그 다음부터는 콜라만큼 포도주도 즐겨 찾게 되고.. 저희가 바라는 것이 바로 그런 세상입니다. 콜라를 마시고 싶을 때는 콜라를, 포도주가 생각날 때는 포도주를 찾는 그런 문화 강국 말입니다. 그리고 오늘, 포도주의 진가를 경험하게 되실 겁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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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내재된 본능을 깨워라!




생활이 바빠진 탓에 요즘 사람들에게 패스트푸드는 필수품이 된 듯합니다. 하지만 서양인의 패스트푸드가 제 아무리 맛있고 편하다 한들 한 이틀만 먹어보세요. 우리 안에 흐르는 한국인의 피가 절로 느껴질 겁니다.

가을 바람이 붑니다. 질 좋은 소금으로 삭힌 젓갈과 검푸른 남해 에서 잡은 참게가 생각나는 걸 보니 저는 분명 한국인입니다.




이번 컬처콘서트는 이처럼 한국적인 것의 의미, 그리고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또한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기쁘게 긍정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 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더욱이 이번에는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중국 지사에서 본사와의 Global Culture Exchange를 위해 잠시 파견 나온 직원들도 함께 해 더욱 특별했습니다. 이번 10월 컬쳐콘서트인 ‘넌버벌 뮤지컬 판타스틱’은 글로벌하게 문화 교류를 하면서 동시에 우리 한국적인 것을 자연스레 알릴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공연 시작 전, 관객석에서는 몇몇 외국인들이 “이번 공연이 난타 같은 건가요?” 라고 주위 사람들에게 묻는 등, 그들의 넌버벌 뮤지컬에 대한 관심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되고, 무대 위에는5명의 아리따운 여성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들은 공연하는데 좀 더 편리하도록 우리네 한복을 현대적으로 개량한 의상을 입고 나와 가야금, 거문고, 아쟁, 대금과 창으로 이루어진 우리 소리의 매력을 한껏 발산했습니다. 각각 개성이 다른 전통 악기들이 서로 조화를 이뤄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어내었습니다.




다음 무대에는 남자 3인, 여자 2인으로 구성된 타악기 팀이 등장했습니다. 여전히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각종 타악기로 관객과 교류를 시도했습니다. 관객들은 저도 모르게 손뼉을 치며 자신의 몸을 가지고 타악 연주의 흥겨움에 취했습니다. 또한 타악기와 함께 박수를 치며 파도치기를 하고, 한 임직원은 무대로 나와 리더가 되어 타악 리듬을 진두지휘 해보기도 했습니다.




‘넌버벌 뮤지컬은’ 한마디로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몸짓, 발짓, 리듬으로 한 편의 공연을 이끌어가는 형식을 말합니다. 하지만 그날 공연을 보고, 넌버벌 뮤지컬에 대해 저는 관객과 배우, 연주가가 함께 만들어가는 공연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대에서 연주가가 “덩덩덩” 꽹과리를 치면 관객들은 박수로 “쿵덕” 소리 내고, 배우가 “얼씨고 좋다” 춤사위를 하면 관객들은 “절씨고 좋다” 덩달아 어깨춤을 추는 바로 그런 공연이 넌버벌 뮤지컬 인 것입니다.




공연이 끝나고 한 임직원의 인터뷰가 기억이 납니다.

“한국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아리랑 민요, 가야금, 한복, 장단 등 다양한 것들을 총체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대해 조각처럼 가지고 있었던 단편적인 지식과 이미지들이 하나로 맞춰져 큰 그림이 그려진 느낌입니다.” 라고요.

공연 피날레로는 현악기와 타악기가 함께 어우러져 우리네 아름다운 민요 ‘아리랑’을 연주했습니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파트의 오묘한 조화는 관객들의 마음을 울리고, 심장을 흔들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사람이 태어나 ‘엄마’라는 언어를 배우기도 전에 우리는 먼저 리듬을 경험했습니다. 어린 아이들의 손바닥 ‘곤지곤지’, ‘짝짝꿍’이 바로 그 리듬의 태동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공연을 할 수 있냐는 의문이 드시나요? 전혀 문제없습니다. 말보다 인간의 본능에 가까운 리듬이 있으니까요. 그리고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이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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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넌버벌 퍼포먼스 판타스틱’은 정동 경향신문사 아트힐에서 2011년부터 오픈런으로 절찬리에 상시 공연 중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2000회가 넘는 공연을 했습니다. 정식 공연도 있지만 기업 등 이벤트 공연까지 합하면 훨씬 넘겠지요. 배우만 해도 총 30명, 세 팀으로 나눠 돌아가며 공연을 무대에 올립니다. 더블 캐스팅도 아닌 트리플 캐스팅인 셈입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공연, 이미 본 사람은 한번쯤 다 봤을 법한 공연, 바로 넌버벌 퍼포먼스입니다. 도대체 무엇으로 하여금 관객들은 넌버벌 퍼포먼스의 무대에 매료되는지, 지금부터 그 무대에 선 배우들을 만나보겠습니다.




Q. 반갑습니다. 먼저, 자기소개부터 해주세요.

저는 장단 담당(타악 가무) 박지훈입니다. 저는 현악 가무에서 여자 주인공 역할을 맡고 있는 박정은입니다. 악기는 대금과 소금을 연주합니다.




Q.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사옥에 방문한 첫 느낌은 어떠신가요?

박정은: 최근에 K3 신차발표회가 중국에서 있었고, 얼마 전 삼성에서도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현대카드 현대캐피탈은 사옥이 정말 예쁘네요.

박지훈: 이런 사옥 안에 유리로 만든 아트홀이 있다는 게 놀라웠어요. 일반적으로 공연장 위치도 건물 지하나 외진 쪽에 위치해 있는데 반해, 현대카드는 사옥의 대표 자리라고 할 수 있는 1층 로비에 자리잡고 있네요. 오늘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임직원 관객들과의 소통이 기대가 됩니다.




Q. ‘넌버벌 퍼포먼스 판타스틱’에 대해 소개 좀 해주세요.

박지훈: 남자 3명, 여자 7명이 현악기, 타악기팀으로 나뉘어 있고요. 퓨전 국악 <로미오와 줄리엣> 이야기입니다. 2009년부터 넌버벌 퍼포먼스 판타스틱을 무대에 올려 현재까지 2000회가 넘는 공연을 해왔습니다. 최근에는 중국 청도 맥주 축제에서도 공연을 올렸고, 인도 등 해외 공연을 적극적으로 해오고 있습니다.

박정은: 넌버벌 퍼포먼스란 비언어극입니다. 우리는 손짓, 발짓을 활용해 공연을 이끌어갑니다. 국내 관객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객들을 어우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죠. 저희 배우들이 이전에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했는데, 말이 아닌 다른 것으로 감정과 스토리를 표현한다는 점이 배우에게는 어렵지만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대사가 없어서 오히려 표현하는 방법에 대해 더욱 많이 고민하게 되니까요.




Q. 4년 동안 하나의 공연을 오픈런으로 올리고 있는데 그 사이에 극 중 달라진 부분은 없나요?

박지훈: 큰 스토리는 같지만 극상에 재미 요소들이 많이 변형되고 있습니다. 시대별로 웃음의 코드가 다르듯이, 저희도 지금 트렌드에 맞추되 스토리에 어긋나지 않는 선에서 애드립을 발휘하는 것이죠. 초창기에는 한국인이 연출을 했는데, ‘넌버벌’ 공연이라는 게 외국인도 쉽게 호응할 수 있는 공연이라는 점에서 작년부터는 외국인 연출가와 작업하고 있습니다.




Q. 수많은 공연을 해오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은데요?

박지훈: 한 배우가 대기 시간에 잠깐 화장실에 갔다가 문이 고장 나서 화장실에서 나오지 못한 사건이 있었습니다(웃음). 결국 화장실 위쪽 뚫린 공간으로 넘어 나와 나중에서야 투입되었죠. 또 한 번은 외부에서 야외 공연을 할 때였는데, 우리 스텝이 스틱을 깜빡하고 챙기지 못했던 적이 있어요. 발을 동동 구르다가 어디선가 조달해온 나뭇가지 20개로 공연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나뭇가지로 타악기를 치는 소리가 좀 약해서, 계속 나뭇가지가 부러져 나가더라고요. 그 뒤로는 모든 배우, 연주자들이 공연을 나갈 때는 스틱부터 챙긴답니다.

박정은 : 아침에 학생 단체를 받아서 특별 공연을 할 때가 있어요. 한번은 정신지체우 친구들 앞에서 공연을 할 기회가 있었어요. 학생들이라 떠들면 어쩌나,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어요. 그런데 그 친구들이 너무 조용하게 공연을 보다가 슬픈 장면에서 함께 울고, 극중에 싸우는 장면에서는 “안돼!” 소리치더라고요. 그때 공연이 저는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Q. 넌버벌 퍼포먼스 관람 포인트가 있을까요?

박지훈: 넌버벌 퍼포먼스는 장르 자체가 굉장히 캐주얼하고 코믹해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어요. 그런데 공연 전에 스토리를 알고 보면 더욱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공연 전에 스크린을 띄워 자막으로 스토리를 먼저 전달하고 있어요.




Q. 장구, 대북, 사물북 등 다양한 타악기들이 등장하네요. 타악기의 매력은 뭔가요?

박지훈: 타악기는 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이나 스트레스 날리는 데 최고에요. 리듬 안에서 놀다 보니까 소리는 같아도 리듬이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할 때도 있고요. 정말 ‘넌버벌 퍼포먼스’를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지금 정동 아트힐에서 올리고 있는 1시간 25분짜리 공연을 봐야 해요. 오늘 공연은 넌버벌 퍼포먼스의 맛배기만 살짝 보여드리는 거에요(웃음). 오늘 현대카드 현대캐피탈 임직원 여러분은 반드시 꼭 오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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